전주문화재단

검색
전주문화재단 좋아서 하는 기획 01. <안녕, 전주! 안녕, 페미니즘!> | 전체기사
전주문화재단 좋아서 하는 기획 01. <안녕, 전주! 안녕, 페미니즘!> | 전체기사
웹진 «온전»

제목

좋아서 하는 기획 01. <안녕, 전주! 안녕, 페미니즘!> 리뷰
  • 2022-03-23 16:43
  • 조회 1213
최샘이(독립기획자)
제4호 예술과 브랜딩 그리고 문화창조자로서의 팬_2022년 3월

본문 내용

좋아서 하는 기획의 시작

 

“갈게요!”
좋아서 그랬다. 제4회 페미니즘 연극제 참가작 <첨부파일_서식01_이력서> 공연이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에서 배우님들이 전주 재공연에 관해 얘기할 때였는데, 관객모집이 될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었다. “저희가 12월에 전주에서 공연하려고 하는데요. 관객이 올지도 모르겠어서...” 이렇게 좋은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다면, 어디라도 가야지! 그리고 나만 좋을 수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같이 좋아하도록 데려가야지! 나는 혼자 가고 싶지 않고, 공연장에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으니까! 그렇게 좋아서 하는 기획은 배우다컴퍼니 <첨부파일_서식01_이력서>에 대한 팬심으로, ‘좋아서 하는’ 개인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프로젝트가 구체화하기까지는 여러 과정이 있었다. 먼저 배우다컴퍼니 대표님인 송원 님과 대화를 나누고, 일정을 확인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필요한 자원을 찾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참여자모집을 했다. 그 과정에서 송원 님께서 연결해주신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우정희 부소장님과 ‘선미촌 걷기’ 프로그램이 연결되었고(감사합니다), 전주 답사를 통해 전주의 관광자원들을 접목할 수 있었다. 재원확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비즈니스모델(BM)” 관점에서 설계하면서 유의미한 제안도 받으면서 이 작업의 분명한 목적을 찾아내기도 했다. 또 모두를 위한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자 제한을 없앴고, 최대한 비건식을 지향했다(배리어프리까지는 못 했지만).

 

프로그램 이미지  Ⓒ최샘이 제공

 

 

안녕, 전주! 안녕, 페미니즘!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2021년 12월 진행될 예정이었던 연극이 2022년 2월로 미뤄졌고, 참여자 모집에 여러 곡절이 있었지만, 드디어 2022년 2월 26일 총 8명의 동행인이 전주로 향할 수 있었다. 1일 일정으로 오전 8:30부터 전주 출발-선미촌 걷기 -> 연극 <첨부파일_서식01_이력서> 관람 -> 전주한옥마을 자유시간 -> 서울로 올라오는 프로그램이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느껴지는 2월 26일 아침의 온도, 처음 만난 사람들과 서먹한 동질감, 전주를 향한 기대, 첫 끼를 함께하면서 나눈 이야기, 전북여성인권센터에서 들었던 반성매매여성인권운동, 선미촌을 걸으며 흔들렸던 눈빛, 성평등전주에서 확인한 가능성이라는 희망, <첨부파일_서식01_이력서>를 통해 간접 경험한 동시대 예술가의 목소리, 해지는 전주한옥마을의 일상, 따뜻한 국밥 한 그릇으로 씻은 하루의 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맴돌던 각자의 상념.

 

‘좋아서 하는 기획’에 참여한 사람들  Ⓒ최샘이 제공

 

 

지역+여성+청년+예술

 

배우다컴퍼니의 <첨부파일_서식01_이력서> 작품은 이 모든 것이 가감 없이 솔직하게 들어있는 동시대 기록이다. 2016년 #예술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2018년 예술계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예술계 안전망 구축에 대해 논의할 때 등장하는 의제들-젠더감수성, 수도권 쏠림 현상, 세대론, 예술의 자립 등이 낱낱의 문제가 아니라 교차하여 개인과 사회에서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한편, 각 인물의 재치와 유머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함께’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꼭’, ‘잘’ 살아낼 것이라는 동력으로 가득 차 있다.

 

배우다컴퍼니가 <첨부파일_서식01_이력서>와 같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북 전주 지역의 여성 인권운동 20년의 역사가 한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서 ‘선미촌 걷기’ 프로그램은 감사한 합류였다. ‘선미촌’으로 대표되는 반성매매 여성 인권운동,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성평등전주 등의 지역사(史), 그리고 그 역사의 과정에 참여하는 실질적인 경험이 지역의 여성 청년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작품의 세계가 더 넓고, 깊어질 수 있었으리라.

 

여성 인권운동의 좋은 보기와 지역이 가진 좋은 예술작품. 그 영향력을 객석 수만이 아니라 다른 지표로도 보여주고 싶었다. 10명 채 안 되는 방문객들이 남긴 만족도 조사는 충분하지 않지만, 만족도와 기대감에 몰려있는 그래프를 보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생긴다. 참여자들이 보내준 리뷰를 통해 이 프로젝트가 각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영감과 인사이트가 되었는지, 지역 탐방 경험이 개인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만족도 조사 1, 2  Ⓒ최샘이 제공

 

그렇기에 지역+여성+청년+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지, 그리고 연대와 실천이 필요하다. 지역은 지역이 가진 역사와 문화, 환경이 빚어낸 좋은 작품(콘텐츠)의 가능성과 확장을 확인할 수 있고, 외부에서는 지역이 가진 역동으로부터 자극받아 시야의 확장이라는 역량 강화를 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이 세상에 어떻게 기여하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역+여성+청년+예술을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소소하게나마 꾸준히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획자 최샘이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기획자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실험과 도전으로 방향성을 잡아가는 과정이었다. 예술하는 환경이 수도권 중심으로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와 지역의 가치 있는 예술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 그리고 좋은 작품이 많이 알려지고 좋은 작품이 있다면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을 실천해볼 수 있었다. 전주를 시작으로 지역의 여성 인권운동과 작품들을 찾아보는 활동을 소소하게나마 이어가 보고 싶은 것이 “좋아서 하는 기획”의 하나의 목표이다.

 

손글씨로 받은 리뷰  Ⓒ최샘이 제공

 

마지막으로 좋아서 하는 기획 01. <안녕, 전주! 안녕, 페미니즘!>의 시작이자 전부였던 배우다컴퍼니와 환대해주신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우정희 부소장님과 성평등전주, 공식적인 지면으로 프로젝트의 의미를 찾아주신 웹진 온전에 감사드린다. 다시 <안녕, 전주! 안녕, 페미니즘!> 할 수 있기를.

  • 필자 최샘이

    “안녕하세요. 기획하는 최샘이입니다.”
    최샘이는 독립기획자로 극단 Y, 바람컴퍼니, 좋은소리네, 세즈헤브 등의 파트너 극단들과 다수의 작품에 참여하였으며, 대표작으로 <퍽킹젠더>, <탈피>, <블랙도어>, <A.SF> 등이 있다. 2018년 연극계 미투운동 이후 연극인으로, 문화예술계 젠더 감수성 향상, 안전한 창작환경, 표현의 자유, 예술인 권리보장, 혐오와 차별 금지, 기후 위기와 종차별 반대에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지역+여성+청년+예술의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과 대안을 강구하고 실천하고 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의 멤버이자,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전문강사 2기로 활동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서 하는 기획’(@semi.s.plan)을 통해 기획자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이다. 이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top으로